서구 음식이 외식 문화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요즘이지만, 퇴근 후 동료들과 긴장을 풀며 소주 한 잔 즐길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러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동그란 야구공 모양의 바베큐 그릴에 구워져 나오는 치킨과 등갈비를 안주로 동료들과 왁자지껄하게 대화를 나누며 넉넉하고 편안하게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는 곳.

오늘 성공창업인이 찾은 곳은 20년째 서양식 숯불 바베큐 조리법을 연구, 개발해온 김의청 조리장의 의청 바베큐이다.

이미 많은 언론 매체에서 그의 맛깔난 바베큐를 소개해 왔지만, 창업과 관련해 김의청 조리장의 경험담을 실은 곳은 많지 않다.

사당역 13번 출구를 나와 이수초등학교를 찾아가다보면 둥근 바베큐 그릴이 가게 전면에 전시되어 있는 의청바베큐를 만날 수 있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숯불 바베큐 조리법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김의청 조리장을 만나 그 성공비결과 창업에 대한 고견을 들어보았다.

의청바베큐 김의청 대표

- 조리장님의 창업 스토리가 궁금한데요, 먼저 창업 전에 무슨 일을 하셨는지요?
"대학 졸업 후 외국인 회사에서 근무했죠. 그러다 구조조정으로 퇴사하고 나서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서양식 바베큐 그릴을 이용한 요리를 시작하게 되었죠."

- 특별히 서양식 숯불 바베큐를 선택하셨던 이유가 있나요?
"제가 원래 장이 좋지 않아서 음식을 함부로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카투사에서 군생활을 하면서 숯불 바베큐가 제 장에 무리가 적게 가는 음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 때부터 서양식 바베큐 그릴을 이용한 요리를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생활을 정리하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소스와 조리법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죠."

- 서양식 숯불 바베큐가 특별히 다른 점이 있나요?
"저는 서양식 바베큐 그릴 중 하나인 웨버그릴을 사용합니다. 웨버그릴을 이용한 요리는 숯소모가 적고, 고기의 육질이 살아있죠. 제가 웨버그릴을 이용한 요리 경력만 20년에 이릅니다. 20년 동안 닭, 오리, 삼겹살, 등갈비 등 재료에 따른 조리 시간과 방법, 소스 등을 연구했죠. 단순히 서양식 바베큐이기 때문에 다른 것이 아니라 제가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연구한 조리법을 통해 바베큐의 맛이 꾸준히 유지된다는 점이 특별히 다른 점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또한 참숯으로 굽기 때문에 탈이 없으며, 술을 좋아하지만 장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장의 부담을 덜어주어 단골로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창업 과정에서 별다른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처음 창업할 때는 조리법과 소스에 대한 개발비용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언론에도 알려지고, 방송도 타고 하면서 의청바베큐의 특별함이 세상에 많이 알려지게 되었죠. 그런데 그렇게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이 오히려 화근이 되더군요. 가게 주인이 직접 바베큐집을 운영하겠다고 나서면서 가게를 빼앗기다시피 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 조리장님 정도의 능력이면 대로변의 넓은 점포에서의 개업도 가능하셨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약간은 외진 곳에 창업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숯불바베큐는 특성상 연기와 냄새가 빠져나갈 수 있는 환기시설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더라도 식당 내부가 연기와 냄새로 가득 차 있다면 손님들이 꺼려할 수밖에 없죠. 대로변 점포에 개업을 하게 되면 이러한 환기 시설에 들어가는 비용도 너무 많고, 주변 점포에 피해도 예상되기 때문에, 매장 규모와 환기 시설 등을 고려해 현재의 점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의청바베큐 내부 전경	의청바베큐 주방 내 웨버그릴

- 다른 음식점과 차별화된 의청바베큐만의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꾸준히 같은 맛을 유지해 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수만 명에 이르는 웨버그릴 동호회원이 생길 정도로 서양식 바베큐가 많이 보편화된 상태이지만, 서양식 바베큐는 온도와 시간, 소스 등 맛을 유지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음식이 아닙니다. 20년에 걸친 서양식 바베큐에 대한 연구로 음식점에서 상용화할 수 있는 조리 비법을 연마해왔기 때문에 언제 오셔도 같은 맛의 숯불 바베큐를 제공해 드릴 수 있다는 점이 저희 가게의 큰 자랑거리입니다.

또한 한국식 바베큐 음식점들이 많은 연기와 냄새로 약세에 있는데 비해, 저희 의청바베큐는 웨버그릴을 이용한 연기와 냄새를 최소화했고, 타지 않고 맛있게 조리할 수 있는 조리법을 개발했기 때문에 맛과 쾌적함 면에서 따라올 수 없는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 조리장님만의 숯불바베큐 조리 비법을 조금만 알려주시죠.
"서양식 숯불 바베큐는 앞서 말씀드린 데로 온도와 시간에 매우 민감한 요리입니다. 특히 음식점에서 상품화해 나오기 위해서는 시간의 문제가 큰 난관이죠. 그래서 일단은 재료에 따른 온도와 시간을 정해놓고 초벌 구이를 통해 시간의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미리 초벌구이를 해서 준비해 놓은 재료들을 손님들이 주문했을 때 소스를 발라가며 다시 굽게되면 육질도 살아있고, 식어도 특유의 맛이 유지되는 의청바베큐만의 독창적인 바베큐가 됩니다."

- 고객확보를 위한 행사나 혜택 등은 없나요?
"특별히 행사나 DC혜택은 없습니다. 다만, 제 나이 60을 넘었지만 홈페이지를 하나 만들어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 공간을 통해 제 나름대로 연구해온 우리나라 바베큐와 서양 바베큐의 차이라거나 역사와 같은 것들을 공유하고, 새로운 메뉴도 홍보하곤 하죠. 이미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진 상태라 따로 이벤트를 진행할 필요는 없더라구요."

-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장시켜볼 생각은 안하셨는지요?
"프랜차이즈 사업 해보자고 찾아온 사람들이 꽤 있지요. 하지만, 저희 가게의 숯불바베큐는 조리방법에 대한 전수 없이 그저 만들어진 포장 음식 내놓는 형태로 팔 수 있는 음식이 아닙니다. 초벌구이 재료를 프랜차이즈 형태로 공급할 수는 있지만, 그런 식으로 해서 음식의 맛이 유지되지도 않을 뿐더러 점주들이 자기가 파는 음식에 대한 이해도 떨어지기 때문에 점포의 경쟁력을 유지하는데도 어려울 수밖에 없죠."

- 그렇다면, 따로 계획하고 계신 것이 있으신지요?
"제가 20년간 연구해온 조리법을 전수해 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어요. 숯불바베큐 조리법이라는게 배우는데 순서가 있기 때문에 치킨, 오리부터 차근차근 가르치고 싶습니다. 전에도 몇몇 사람이 조리법을 전수받겠다고 온 적이 있었습니다만, 조리법 연마는 돈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잘 이해를 못하더군요. 빨리 배워서 돈 벌 생각만 해서는 맛을 유지할 수도 없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수도 없죠.

여건만 된다면 후진 양성을 위한 넓은 작업장을 마련해 치킨, 오리부터 체계적으로 조리법을 전수하고 싶습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었지만 구조조정 등의 이유로 중년에 새롭게 창업을 준비하려면 어려움이 많거든요. 그런 분들에게 제 조리법을 전수해주고, 제가 키운 제자들이 개업한 가게를 돌며 음식의 맛도 관리해주고, 새로운 메뉴들도 전수해주고... 그렇게 남은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 창업을 준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한 말씀만 해주시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성공적인 창업의 길은 현대인들이 좋아하는 맛있는 메뉴를 선택해, 제대로된 스승에게 기초 조리법부터 배운 다음, 창업함에 있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인기 메뉴의 조리법만 쏙 배우고 창업하려는 생각보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익혀 맛을 꾸준히 유지하고, 경쟁 상품에 따라 유연하게 새로운 메뉴들을 구성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준비해야만 성공적인 창업이 될 것입니다."

20년간 조리법을 개발하느라 고생이 심했기에 절대 개발은 하지 말라고 말리는 김의청 조리장은 이미 개발된 조리법을 순서대로 익혀 연마하다보면 저절로 새로운 것들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며, 전수 창업을 통한 안정적인 창업 계획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