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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수도권 신도시, 상업시설 공급의 문제점
글쓴이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 작성일  2009-08-27 10:08

서울과의 뛰어난 접근성으로 사업 초기부터 시장의 관심이 뜨거웠던 판교 신도시.


연초 유령도시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들의 입주율이 80%를 넘기면서 그러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음을 눈으로 확인시켜주고 있다. 또한 연말이면 대부분 아파트의 입주 시기가 도래하지만 입주율에 대해서는 대체로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이러한 높은 입주율과는 달리 판교 지역에 공급되는 상가 공급 물량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상업용지가 도로변을 따라 밀집되어 있는 서판교 지역 운중동 주민센터 인근은 준공된 상업시설은 전무할 뿐더러, 아직 팬스가 쳐진 현장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황량하다.


이미 1만여 세대의 입주가 완료된 상황에서 단지 내 상가만으로 주민들의 생활에 필요한 업종들을 수용하기에는 물리적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수만 명의 판교 입주민들이 장을 보기 위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분당으로, 서울로 원정을 가야하는 것이다.


시선을 다른 신도시들로 돌려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판교 신도시는 상업용지가 100% 낙찰되었기 때문에 속도는 느려도 상업시설의 공급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지만, 다른 신도시들은 그러한 기대조차도 어려운 실정이다. 상업용지를 낙찰 받으려는 수요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도시들이 오직 ‘집’만 있는 베드도시로 전락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판교는 착공 지연, 다른 신도시들은 상업용지도 안 팔려


판교 신도시에는 총 132필지의 상업용지가 있으며, 중심상업용지 21필지, 근린상업용지 45필지, 근린생활시설용지 66필지로 구성되어 있다. 2007년과 2008년에 실시된 용지입찰에서 중심상업용지는 내정가 대비 낙찰가가 평균 두 배 이상의 고가에 100% 낙찰이 이루어졌으며, 근린상업용지와 근린생활시설용지도 내정가에 비해 1.5배에 육박하는 가격에 낙찰되었다. 또한 지난 6월 실시된 재공급분 9필지도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고가에 100% 낙찰이 이루어져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처럼 상업용지 공급이 원활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판교 내에 상업시설 건축 공사가 진행중인 현장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착공 현장이 전체의 10%를 조금 넘어서는 저조한 상황인 것이다. 내년 초면 판교 신도시 대부분의 입주가 완료되지만 입주 시기에 맞춰 준공이 가능한 상업시설이 전체의 10%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이다.


결국 현재 판교 입주민들이 겪고 있는 생활 편의시설의 부족현상과 원정 쇼핑의 양상은 내년이 되어도 해소되기 힘든 상황이다. 단순히 장을 보기 위한 원정 쇼핑뿐 아니라, 단지내 상가만으로는 해소가 불가능한 의료서비스, 교육서비스 등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서울 또는 분당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상업시설 부족에 대한 우려는 다른 신도시들에서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파주 신도시, 오산 세교 신도시, 인천 영종, 광명 소하 등 수도권에 개발 중인 주요 신도시들의 2009년 상업용지 공급 실적은 10%대에도 못 미치고 있고,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인천 청라지구도 올해 공급된 상업용지 중 27%정도만 주인을 찾는데 그쳤으며, 강북의 판교로 불리는 고양 삼송도 낙찰율이 29% 수준을 기록했다. (파주 신도시의 경우 지난 해 공급되었던 일반상업용지, 근린생활시설용지의 공급이 비교적 성황리에 이루어졌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23개 필지 중 2개만 낙찰된 이번 중심상업용지의 저조한 낙찰율은 충격적인 현상이었다.)

 



이처럼 상업용지 공급률이 저조해지면, 장기적으로 아파트 입주 시점에 상업시설의 공급이 부족하게 되고, 그로 인해 상업시설 부족에 따른 입주민들의 불편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으로 이어지게 된다. 주거만 해결이 가능한 반쪽짜리 신도시가 되는 것이다.


금융위기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공급 방식의 문제도 커

판교 신도시 상업시설의 공급이 더디게 진행되고, 수도권 주요 신도시들의 상업용지 공급률이 저조한 가장 큰 이유는 지난 해 불어 닥친 미국발 금융 한파라 할 수 있다. 기존의 부동산 경기가 활황을 유지하고, 택지 개발 지구에 대한 장밋빛 미래가 기대되던 상황에서 금융권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형태로 개발 현장에 투자 자금을 쏟아 붓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작년 가을 금융 위기 이후 이러한 금융권의 PF를 통한 자금이 대폭 축소되면서, 상업용지를 확보했던 사업자들의 자금 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되었다.


자금 여력이 부족해 용지 대금을 연체하거나 공사 착공의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현장이 늘어나게 되었고, 기 공급된 상업용지들의 어려움을 체험한 사업자들은 새롭게 공급되는 상업용지 매입을 주저하게 되었다. 결국 돈이 없으니 아파트 입주율이 올라가는 상황을 바라보면서도 상업시설의 착공이 지연될 수밖에 없게 되고, 사업비 확보의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태에서 섣부르게 용지 입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금융위기가 가장 큰 원인이기는 하지만, 신도시 개발 사업에 있어서의 보다 근본적인 문제들도 지적된다.


우선 신도시 등 택지지구의 용지 공급 방식의 문제를 들 수 있다. 토지공사, 주택공사 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의 용지 공급 방식은 공급 주체가 정한 내정가를 상회하는 최고 입찰가를 제시한 사업자에게 용지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급방식은 사업자들 간의 과열 입찰 양상을 초래하게 되고 과도한 낙찰가로 매입된 상업용지는 사업성 저하될 수밖에 없어, 용지 공급은 이루어졌음에도 상업시설의 공급이 저조해지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실례로 내정가 대비 평균 200%에 육박하는 낙찰가율을 기록했던 판교 중심상업용지들이 수익성을 맞추기가 어려워지면서 실제 상업시설의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문제는 신도시 개발의 순서에 관한 것이다. 교통 인프라와 택지 개발이 동시에 진행되는 현재의 신도시 개발 방식에서는 도로 공사의 지연, 노선의 변경 등으로 교통 여건이 갖춰지기도 전에 아파트와 상가 공급이 이루어지는 현상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교통 인프라의 구축이 택지개발에 후행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아파트 입주율이 저조하게 되는 현상을 초래하게 되고, 배후 수요의 부재로 상권 형성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공급된 상가들의 수익성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교통 인프라 부재에 따른 사회적 비용 손실은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수익성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신도시 등 택지지구의 상업용지를 낙찰 받아 상업시설을 건축하는 사업자들은 엄청난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생활대책용지 제도에 대한 문제가 있다. 생활대책용지란 영업, 영농보상의 일종으로 보상 대상자에게 제공되는 19.8㎡ ~ 26.4㎡ 규모의 상업용지 지분(일명 ‘상가딱지’)을 이르는 것으로, 이러한 지분을 모아 구성된 조합이 해당 택지지구의 상업용지를 추첨 분양받게 된다. 생활대책용지 제도는 토지공사, 주택공사 등 택지개발 사업의 주체가 행하는 보상의 형태로 택지지구별로 보상대상, 대상 토지, 전매 제한 여부 등이 달리 적용되고 있다.


생활대책용지 제도는 그 시행 방법이 택지지구별로 제각각인 탓에 지분 양도 문제가 택지지구마다 이슈화되고 있으며, 조합을 구성해 상업용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점에서 조합 내부적인 문제들로 상가 공급이 지연되는 등 그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이다.


실례로 판교 신도시의 경우 일부 조합 내부 상황이 원활한 현장은 착공, 분양 등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상당수의 현장이 조합 내 자금 문제, 조합원 분양분 배정 문제 등 내부적인 이유들로 상가 공급이 정체되고 있다. 판교 전체 상업용지 중 55.3%에 달하는 73개 필지가 생활대책용지라는 점을 생각해볼 때 판교 신도시의 상가 공급이 어려운 큰 이유 중 하나라 할 것이다.



신도시 개발에 대한 제도적 정비 필요해

이처럼 신도시 상가 공급이 어려운 원인들을 분석해 보면 공급주체의 신도시 개발에 대한 제도적인 정비 작업이 시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교통인프라를 확충하고 난 후 택지를 공급하는 형태의 개발 방식의 도입이 필요하다. 교통 인프라의 구축이 선행되면 이후 지어지는 아파트의 입주율을 보장받게 되고, 상업용지를 낙찰 받아 상업시설을 공급하는 사업자도 안정적인 배후수요를 확보함으로써 사업의 위험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최고가 입찰자에게 낙찰되는 용지공급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공급주체의 수익 확보 면에서는 용지 가격이 비쌀수록 좋은 것이겠지만, 택지 개발의 공익적 성격을 고려할 때 신도시가 빠른 시간 안에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할 것이다. 입찰가의 상한선을 규정하는 대신에 입찰자의 자금 계획, 상업시설의 예상 분양가, 상업시설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평가를 연동하는 채점 평가 방식을 도입하는 등, 용지의 고가 낙찰로 인해 상가 공급이 지체되는 현상을 최소화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생활대책용지 제도의 다각적인 정비, 보완을 통해 현재 나타나고 있는 부작용들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지분 양도 문제의 경우 일괄적으로 활성화하거나 금지하는 방안의 검토가 필요하며, 조합을 주체로 하는 사업 추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인 보완도 시급한 실정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최근 신도시 내 상가 공급 및 상업용지 공급이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금융 위기의 여파로 인한 자금경색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 신도시 개발의 제도적인 문제점들도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단순히 잠만 잘 수 있는 베드 타운이 아닌, 상권이 형성되고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신도시 건설을 위해서는 정부와 공급주체의 제도 보완에 대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상가뉴스레이다 대표이사 선종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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